무용단‘99아트컴퍼니’의 예술감독 장혜림은 한국 동시대 춤계에서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내며, 가장 주목받는 안무가 중 한 명이다. 한국춤 어휘를 토대로 컨템포러리적 안무 구성을 시도하고 사회정치적 문제를 둘러싼 상실‧애도‧슬픔‧숭고 등의 감정을 전달한다.
어쩌면 이는 그동안의 한국 창작춤에서 종종 다룬 주제일 수 있다. 하지만 안무가 장혜림의 고유성은 그 정동을 만드는 방식에 기인한다. 극적이고 과장된 감정 표현보다는 고요하고 차분한 정서가 공유되고, 유려하게 흐르는 춤사위 속에 있는 강인함, 절제되고 집중된 에너지는 관객의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깊은 파장을 일으킨다.
<회랑(回廊)에서; 총체성으로의 회귀>를 통해 안무가는 정동을 만드는 자신만의 방법론이 한국 전통춤이 추구했던 악‧가‧무 일체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진술적 발화이자 곧 수행적 발화 행위였다. 왜냐하면 99아트컴퍼니의 10주년을 기념하며 단체의 시작과 궤적을 반추하는 동시에 앞으로 이러한 자신의 안무법을 보다 분명히 구체적으로 탐구하게 될 것임을 선언하는 자리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총체성으로부터의 창발
[회랑(回廊)에서; 총체성으로의 회귀](11월 29~30일)
어쩌면 이는 그동안의 한국 창작춤에서 종종 다룬 주제일 수 있다. 하지만 안무가 장혜림의 고유성은 그 정동을 만드는 방식에 기인한다. 극적이고 과장된 감정 표현보다는 고요하고 차분한 정서가 공유되고, 유려하게 흐르는 춤사위 속에 있는 강인함, 절제되고 집중된 에너지는 관객의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깊은 파장을 일으킨다.
<회랑(回廊)에서; 총체성으로의 회귀>를 통해 안무가는 정동을 만드는 자신만의 방법론이 한국 전통춤이 추구했던 악‧가‧무 일체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진술적 발화이자 곧 수행적 발화 행위였다. 왜냐하면 99아트컴퍼니의 10주년을 기념하며 단체의 시작과 궤적을 반추하는 동시에 앞으로 이러한 자신의 안무법을 보다 분명히 구체적으로 탐구하게 될 것임을 선언하는 자리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과거의 삶과 작품을 돌아보는 구성
<제(祭),타오르는 삶>은노동자의 삶을 통해 마치 죽음처럼 자신을 태우는 노동의 생명력과 숭고를 ‘호흡’으로 표현하고, 티어쉬의 <Hello to Emptiness>에서는 장혜림이 직접 출연하여 노래와 춤으로 죽음을 위무한다.
헤르타 뮐러의 소설 <숨그네>에서 영감을 받은 <침묵>은 수용소를 향하는 강제이주자가 마주하는 폭력, 강압, 공포를 표현한다. 작품 속 무용수들은 수동적으로 침묵할 수밖에 없지만 그들의 “예스”는 ‘X’자를 취하는 두 손목과 정면을 응시하는 눈으로써 거부를 외친다.
<심연>에서는 한국인에게 상처로 남아있는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영혼을 위로하고 애도한다. 마지막으로 인간과 자연, 동물, 태초의 하늘 그리고 생명을 잉태하는 여인들의 이야기인 <이야기의 탄생>으로 막을 내린다.
공연을 통해 안무가가 설파하는 움직임과 소리의 총체성은 한국춤을 넘어서 그리스의 시, 음악, 무용의 종합으로서 ‘뮤지케’, 그리고 소리와 움직임이 함께 하는 제의적 행위까지 포괄하면서, 인간 행위의 본연임을 현현한다. 더불어 그 총체성의 이유이자 목적으로서 영혼의 치유를 말한다.
총체성의 미래를 기대하며
소리와 움직임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으며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대한 안무가만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드러나지 않고 이전 결과물의 나열로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장혜림이 소리와 음악을 결합하는 방식은 과거의 것, 서구의 것, 다른 동시대 예술가의 것과 무엇이 다른지를 보여주는 것이 작품의 핵심이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안무가의 전작을 이미 관람한 관객이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미학적 질문, 그동안 창작진의 내부 구성원들이 고민하고 탐색해 온 지점을 보여주었다면 작품이 총체성으로의 ‘회귀’를 넘어 총체성으로부터의 ‘창발’로 나아갈 수 있었지 않을까. 그간 장혜림이 보여준 안무적 역량을 볼 때 과거의 악‧가‧무 총체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론을 구축해 나갈 것임이 분명하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안무가의 다음 작업을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